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두 항공사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LCC들은 코로나 이후 매 분기 수백억원대 적자를 보고 있어 당장 생존 자금 마련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직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LCC는 별도의 법인으로 별도의 경영진이 운영할 것”이라며 “노선 스케줄 다양화,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 효율 증대 등 통합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사 시작 시점, 기업 결합 신고 시점, 통합 LCC 출범 예상 시점 등 세부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과 관련해선 일정표와 자금 마련 계획까지 모두 나온 것과 대비됩니다. 한 LCC 직원은 “산업은행과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LCC 통합은 뒷전으로 밀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LCC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난 이후에야 LCC 통합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LCC 3사의 곳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 통합 전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라는 점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 호황으로 지난 2·3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낸 것과는 달리 진에어는 2·3분기 각각 영업손실 596억원·492억원을,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514억원·4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에어서울은 비상장회사라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적자로 추산됩니다. 진에어는 지난달 10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했고 에어부산도 835억여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돈으로도 길어야 내년 상반기까지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CC 3사에선 최소한 자금 지원 방안이라도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통합보다 생존이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3사 직원 3700여 명은 언제 구체적인 통합 계획이 나올지 답답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