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65) 회장이 8일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포럼에 마켓컬리 김슬아(37)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매달 한번씩 열리는 롯데 CEO 포럼에 경쟁업체 대표를 부른 것은 처음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신 회장도 직접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롯데백화점 본점을 열면서 국내 유통산업을 개척한 기업이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에선 경쟁업체에 한발 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2014년 설립된 마켓컬리는 국내에 온라인 유통을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35년 업력의 차이를 넘어, 롯데가 마켓컬리로부터 한 수 배우겠다고 김 대표를 부른 것이다.
이날 유튜브로 생중계된 강연은 150여명의 롯데 최고 경영진이 시청했다. 강연 주제는 ‘온라인 중심 유통업에서의 성공 노하우'. 김 대표는 “마켓컬리의 강점은 수평적이고 형식적인 절차를 최대한 배제한 소통방식”이라고 했다.
이번에 새로 롯데마트를 맡은 강성현 대표는 실시간 채팅에서 ‘직원·고객과 공유하고 있는 마켓컬리의 비전’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 대표는 “전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며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은 모든 서비스가 가져야 할 최고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유통혁신을 이루고 있는 마켓컬리의 경영철학과 조직문화, 강점을 학습하기 위해 이번 대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