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한진그룹 인사에서 조현민<사진> ㈜한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강화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항공을, 조 부사장이 물류를 책임지는 쪽으로 그룹 경영 구도가 사실상 정리된 것이다. 항공과 물류는 한진그룹의 주력 사업이다.

조 부사장은 ㈜한진의 첫 여성 부사장이자 한진그룹 두 번째 여성 부사장이다. 그룹 첫 여성 부사장은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다. 그동안 ㈜한진은 류경표 대표(경영관리 부문 총괄)와 노삼석 대표(사업 부문 총괄)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는데, 조 부사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성장 전략 및 마케팅 부문 총괄을 맡으면서 류 대표·노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됐다.

앞으로 조 부사장은 ㈜한진의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9월 ㈜한진 전무를 맡은 이후 ‘선불카드와 배송을 결합한 기프트카드’, ‘친환경 택배 전기차 개조사업’ 등 새로운 서비스를 쏟아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부사장은 진에어에서 승무원 복장에 청바지를 도입한 것과 같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동영상 방송으로 상품을 파는 방식)·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같은 디지털 시장도 적극 공략해 택배 사업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CJ대한통운이 47%의 점유율로 택배업계 1위이고, ㈜한진은 약 13%로 뒤를 따르고 있다. ㈜한진은 2023년까지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1~3분기 ㈜한진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8% 상승한 824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은 택배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신사업 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