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 /뉴시스


쿠팡은 1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당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NYSE 상장을 추진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쿠팡측은 공시에서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식 수량, 공모가격 범위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뉴욕증시 종목 코드는 ‘CPNG’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상장 기업들의 절차를 따른다면 쿠팡은 곧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상장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변수가 없으면 쿠팡의 기업공개(IPO)가 3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 중 최소 6곳이 올해 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쿠팡이 올해 2분기에 미국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비전펀드’는 쿠팡의 대주주로 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는 당시 쿠팡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약 33조2000억원)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내부적으로 기업가치를 400억달러(약 43조7000억원)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250억~300억 달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쿠팡은 계속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로켓배송'과 ‘쿠팡이츠'로 대표되는 공격적인 투자를 거듭해왔다. 쿠팡은 지난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이사로 영입하는 등 최근 외국인 임원을 잇따라 기용해왔다. 국내 사업에 치중하던 쿠팡이 이런 행보를 보일 때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이 적자 구조 해소를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쿠팡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비대면 열풍으로 지난해 매출이 대폭 성장했지만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대규모 투자 유치도 없어 투자금도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IPO가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쿠팡은 이날 S-1 등록서류에서 지난해 매출 119억70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 순손실 4억7490만달러(약 525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손실은 전년도 6억9880만 달러에서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구조이다. 쿠팡의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이런 사업구조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사실상 ‘레드 오션'으로 고착화된 한국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진 만큼,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