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서울 잠실 본사 모습.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되는 국내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5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쿠팡은 내부적으로 자사 기업가치를 44조원 규모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각)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추진 소식을 전하며 “2014년 알리바바 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IPO 당시 기업가치가 1680억달러(약 186조원)로 평가됐다.

WSJ에 따르면 이번 쿠팡의 기대 평가 가치는 500억달러(55조3500원)에 달한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과거 보도에서 언급한 300억달러(약 33조2000억원)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업계 관계자를 인용, “쿠팡이 NYSE 상장을 통해 50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의 상장 추진 소식에 현지 언론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쿠팡을 “한국의 아마존”으로 소개하며 “쿠팡은 절반이 넘는 한국인이 다운로드한 애플리케이션(앱)”이라고 전했다.

김범석 쿠팡이사회 의장이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켄연구소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쿠팡의 작년 실적과 성장세를 조명하며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점 등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2010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을 중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창업했다.

로이터통신은 “쿠팡의 IPO는 최근 기술주에 쏠린 투자자들의 취향에 편승하는 조치”라고 분석했고,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세계 5위 이커머스 시장인 한국이 중국과 미국에 이어 올해 3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쿠팡의 전망을 소개했다.

앞서 쿠팡은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당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NYSE 상장을 추진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쿠팡측은 공시에서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식 수량, 공모가격 범위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뉴욕증시 종목 코드는 ‘CPNG’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상장 기업들의 절차를 따른다면 쿠팡은 곧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상장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변수가 없으면 쿠팡의 기업공개(IPO)가 3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