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LCC(저비용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코로나 사태로 취항도 못 해보고 사모펀드 운용사에 이르면 이달 안에 매각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9년 3월 항공 운송 면허를 취득했지만 항공업 불황으로 자본금만 까먹다가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 지분 68.9%를 사모펀드에 넘기기로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대형 항공사와 LCC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 운송으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지만, LCC 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생사 기로에 놓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여객 사업에만 집중해왔던 LCC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코로나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LCC 업계의 지난해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영업손실 1847억원을,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1743억원을,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1970억원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600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부터 전 노선 운항을 중단한 뒤 폐업 위기에 놓였고, 신생 LCC인 에어로케이는 아직 취항도 못 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66%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2383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델타항공, 전일본공수(ANA) 등 글로벌 항공사들이 수조원대 적자를 보는 가운데 달성한 흑자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 매출이 64% 늘면서 영업손실이 2019년 4867억원에서 지난해 70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대형 항공사와 LCC 간 실적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기존 화물 수요에 더해 코로나 백신 수송 특수까지 기대하고 있지만, LCC 업계는 국제선 운항 수요가 다시 회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 LCC 업체 임원은 “그동안 유상증자와 정부 지원 자금으로 버텨왔지만 매달 고정비로 수십억~수백억원을 지출하고 있어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 올해 2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