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아산 정주영(1915~2001)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0주기 제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옛 자택에서 열렸다. 범(汎) 현대가는 매년 기일 전날인 20일 청운동 자택에 함께 모여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코로나 방역 지침을 고려해 그룹별로 시간을 나눠 추모했다.

현대차그룹이 21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옛 자택(위)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20일 이곳 1층에서 제사가 열렸는데, 왼쪽 벽엔 정 명예회장과 부인인 변중석 여사의 영정이, 정면 벽엔 정 명예회장의 어머니인 한성실 여사의 영정이 걸려 있다. /현대차그룹

이날 청운동에는 고 정 명예회장의 장손(長孫)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부인과 함께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부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대신해 제주(祭主)를 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제사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간소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고 전했다. 범현대가 및 그룹 임직원이 함께 경기 하남시 소재 선영을 찾았던 참배 행사도 예년보다 대폭 축소해 각자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식으로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정 명예회장의 사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청운동 자택의 내부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정 명예회장과 부인 변중석 여사의 영정이 함께 걸린 자택 1층 모습, ‘양산동천(陽山洞天)’ ‘남거유거(南渠幽居)’라는 글귀가 새겨진 자택 마당 앞 바위 모습 등이다. 양산동천은 인왕산의 양지쪽으로 볕이 잘 들고 신선이 살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다. 남거유거는 청운동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남거 장호진(1856~1929)이 유거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청운동 자택은 2001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상속받았고, 2019년 정의선 회장이 다시 물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