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트한자

독일 항공회사 루프트한자 그룹의 기내 안내 방송에서 앞으로 “신사 숙녀 여러분 (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인사말을 들을 수 없게 된다.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남성·여성을 차별하지 않는 이른바 ‘성 중립 표현’을 쓰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나온 결정이다.

13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프트한자 대변인 아냐 스텐거는 “모든 승객을 환영한다는 뜻을 보여주기 위해, 또한 다양성이 더는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 기내에선 이에 따라 앞으로 신사 숙녀를 가리키는 독일어 인사말인 ‘Sehr geehrte Damen und Herren’과 영어 인사말 ‘Ladies and gentlemen’을 사용하지 않는다.

루프트 한자는 대신 “친애하는 고객 여러분(Dear guests)” “좋은 아침입니다(Good morning)”, “좋은 저녁입니다(Good evening)”이나 “환영합니다(Welcome on board)” 같은 식의 성 중립 적 표현을 쓰겠다고 밝혔다. 루프트 한자는 유럽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스위스항공·오스트리아항공·브뤼셀항공·유로윙스 등도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항공사에서도 이 같은 성 중립 표현 원칙이 같이 적용될 예정이다.

성 중립 표현 사용은 최근 글로벌 회사의 화두이기도 하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는 회장직을 뜻하는 체어맨(Chairman) 명칭을 성중립적 직함인 체어(Chair)로 바꾸기 위해 내규를 개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용적이고 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달엔 미국 연방항공국(FAA) 무인기(드론) 자문위원회가 FAA에 남성(man)의 의미가 담긴 비행사(airman), 유인 항공(manned aviation) 등 용어를 성 중립적 표현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영국 저비용 항공사인 이지젯과 캐나다 최대 항공사 에어캐나다도 “신사 숙녀 여러분”이란 표현 대신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저녁입니다”를 쓰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는 ‘프레시맨(freshman)’이라는 표현을 교내에서 쓰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프레시맨(freshman)’과 상급생을 뜻하는 ‘어퍼클래스멘(upperclassmen)’이 남성 중심적이고 이분법적인 용어라는 것. 해당 용어는 ‘1학년(first-year)’, ‘상급(upper division)’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교과 및 수업 명칭에서 ‘그(he)’, ‘그녀(she)’ 등은 ‘그들(they)’로 바꾸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선 작년 7월 쿠팡이 여성배송인력 증가에 맞춰 ‘쿠팡맨’이라는 명칭을 ‘쿠친(쿠팡친구)’으로 변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