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22~23일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 중인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남긴 작품들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유족들이 고인의 유품을 기증한 현장을 찾아와 직접 살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미술계와 재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관장과 둘째 딸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22일 국립현대미술관을, 이튿날 23일엔 국립중앙박물관을 함께 찾아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했다. 두 기관은 기증자 예우를 위해 유족에게 지난 20일 특별 전시회 전날에 따로 특별 관람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홍 전 관장과 이 이사장은 이를 고사하고 일반 관람일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앞서 지난 4월 이 회장과 홍 여사가 함께 모은 수집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 중 고미술품 2만1600여 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서양 미술품과 한국 근현대 작품 등 14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분산됐다.
홍 전 관장은 전시관을 둘러보다 전시관 벽에 적힌 이 회장의 이름을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기도 했고,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이 처음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국보 216호 ‘인왕제색도’ 앞에선 이 회장과 미술품을 함께 수집하던 일을 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람을 마친 홍 여사는 미술계 관계자들에게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며 “많은 국민이 작품들을 보며 코로나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