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다'가 휩쓸고 지나간 뒤 미국 루이지애나주 노르코의 한 정유공장에 물이 들어차 있다. 멕시코만 석유 생산시설의 복구가 지연되면서 공급난에 대한 우려가 국제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A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공급 부족 우려에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 겨울 추위가 예년보다 심해지면 배럴당 90달러를 뚫고 다시 100달러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현지시각)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8%(1.44달러) 오른 배럴당 79.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전 거래일보다 2%(1.47달러) 오른 75.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의 최고 가격이다.

코로나 백신 보급 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면서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석유 생산시설이 밀집해 있는 미국 멕시코만을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한 이후 생산시설 복구가 지연되면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다.

미국 안전환경규제국(BSEE)은 지난 23일 허리케인 아이다 관련 최종 보고서에서, 멕시코만 총 석유 생산량의 16.2%인 하루 29만4000배럴의 생산이 아직까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공급이 타격을 입은 데다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8월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약 409만배럴로 전월 대비 15.8% 증가하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원유 재고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라츠는 지난 24일 기준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량이 전주 대비 450만배럴 감소한 4억950만배럴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에 따라 세계 석유 수요가 내년 초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은 국제유가가 100달러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는 최근 올 겨울이 예년보다 추울 경우 원유 수요가 급증해 내년 중반부터 6개월가량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