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로 인해 2050년까지 정유업계가 800조원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8일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18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률을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탄소 중립 관련 토론회에서 조준상 대한석유협회 산업전략실장은 “정유산업의 경우 2050년까지 총 피해 비용이 약 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도한 감축 목표는 자칫 국내 전체 산업 축소 및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유 산업의 경우 탄소 중립 목표를 지키기 위해선 스스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탄소 중립 정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유·철강·석유화학 산업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목돼 향후 퇴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일자리가 줄어드는 탄소 중립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은경 자동차산업협회 친환경모빌리티실장도 “내연기관 차량 대비 전기·수소차의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내연기관 부품을 제조하는 대다수 영세 업체의 경우 고용 축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