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인인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27일 오전 찾았다.
최 회장은 이날 10시28분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10여분가량 조문을 했다. 이혼 소송 중인 아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자녀들은 아침 일찍 도착해 빈소를 차리고, 조문객들을 맞았다.
이날 검은색 정장에 검정 마스크를 한 최 회장은 방명록을 작성한 뒤 영정 사진 앞에서 목례를 하고 유족 측과 인사를 나눴다. 최 회장은 이날 동행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윤진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과 접객실에 잠시 자리한 뒤 10여분 만인 10시 40분쯤 빈소를 나왔다.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최 회장은 “마음이 상당히 아픕니다”라며 “오랫동안 고생을 하셨는데 아무쪼록 영면을 잘하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고인의 유족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답했다. 고인과 생전에 어떤 인연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최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예정된 미국 출장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DC 등에서 정·재계 인사를 만나 반도체 기밀 자료 제출 요구, 전기차 배터리 합작 등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현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장례식장 전광판과 홈페이지에는 상주로 표시돼 있지만,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과 이미 계획한 해외 출장 등의 일정을 감안해 상주 역할은 맡지 않고 조문만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고인의 사위인 최 회장에게 나온 질문을 두고 최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관계를 모르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SK계열사 팀장은 “27살인 팀 막내가 ‘왜 회장님이 노 전 대통령 빈소에 가느냐’고 묻더라”며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태어난 세대에게는 생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