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코로나 펜데믹 장기화로 인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안전망(Safety Net)’ 구축에 나섰다. SK그룹은 최근 혈액 부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관계사 구성원, 협력사, 사회적 기업, 일반 시민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헌혈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 초 끼니 해결이 쉽지 않은 취약 계층과 매출 급감으로 위기에 내몰린 영세 음식점을 함께 지원하는 ‘한 끼 나눔-온(溫)택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은 두 번째 ‘안전망 구축’ 캠페인이다.
SK는 지난 13일 대한적십자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에서 헌혈 캠페인을 펼치는 ‘생명 나눔-온택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그룹이 보유한 정보통신 기술(ICT)과 자산, 네트워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혈액 수급 상황 개선에 기여하는 동시에 취약 계층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SK구성원들은 서울 종로구 서린 사옥에 입주한 SK㈜, SK이노베이션, SK E&S를 시작으로 전국의 각 관계사 사업장에서 내년 1분기까지 자율적으로 헌혈에 참여한다. 이후에도 각 사는 정기 헌혈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지속 가능한 장기 헌혈 캠페인을 펼칠 방침이다. 또 각 사는 캠페인 동참을 희망하는 협력사, 사회적 기업 등이 있으면 헌혈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SK는 앞서 전국 각지에서 헌혈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에 대당 3억원에 이르는 헌혈 버스 2대를 기증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헌혈 장려 캠페인도 진행한다. 시민들이 헌혈한 뒤 국내 민간 최대 사회적 가치 플랫폼인 SOVAC 홈페이지에 인증 샷을 올리면 추첨해 다양한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SK는 구성원과 시민들이 헌혈에 참여할 때마다 인당 일정액씩 기부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이렇게 적립한 기부금은 혈액암으로 고통받는 취약 계층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후원할 방침이다.
또 SK텔레콤은 헌혈 종합 관리 서비스 ‘레드커넥트’를 대가 없이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레드커넥트는 헌혈자의 혈액을 검사해 간 수치, 콜레스테롤 등 15항목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최초 헌혈자용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헌혈자에게 혈액이 어떤 경로로 이동해 쓰이는지 투명하게 알려줘 재헌혈 의욕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가 온택트 프로젝트 2탄을 헌혈 캠페인으로 정한 것은 그만큼 국가적인 혈액 부족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 없이 혈액을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연간 약 300만명이 헌혈해야 하지만 올해 헌혈자 수는 226만명에 그쳤다. 2019년 260만명을 기록한 이후 코로나 여파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헌혈한 혈액은 장기 보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하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혈액 수급 위기가 심각한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지난해에도 ICT 관계사를 중심으로 레드커넥트를 통한 헌혈 캠페인을 펼쳐 혈액 수급에 큰 도움을 줬다. 한 달간 34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최 회장도 당시 SK텔레콤 사옥의 헌혈 장소를 예고 없이 방문해 헌혈했다.
앞서 SK가 올 초 시행한 ‘한 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는 코로나 사태 여파로 끼니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결식 우려 계층과 영세 음식점 등 소상공인을 동시에 지원하는 모델이다. SK가 재원을 마련, 매출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던 영세 음식점에 도시락을 주문하고, 이를 취약 계층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또 무료 급식 봉사 활동을 하는 경기 성남 ‘안나의 집’에 독거노인과 노숙인이 대거 몰리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예산을 지원하기도 했다. SK는 한 끼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취약 계층에 62만 5000여 끼니를 제공했다. SK는 지난 15일엔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성금 120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SK는 지난 1999년 이후 매년 이웃 사랑 성금을 기부해왔으며, 누적 기부액은 올해까지 총 188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