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잇달아 인상된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기계량기. /연합뉴스

내년 대선 직후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대폭 오른다. 원유·유연탄 등 연료비가 폭등하는 가운데 요금 인상을 외면했던 청구서가 내년에 밀어닥치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27일 내년 4월 이후 전기 요금을 kWh(킬로와트시) 당 총 11.8원 올린다고 밝혔다. kWh 당 111원 수준인 현행 단가의 10.6%에 해당하는 인상 폭이다. 한전 관계자는 “기준연료비는 내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 4.9원씩 올리고, 기후환경요금은 4월부터 2원 인상한 단가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국민 부담을 고려해 조정 시기를 내년 4월 이후로 분산해 반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올 1분기부터 내년 1분기 전기 요금 산정 때까지 쓰인 기준연료비 산출 당시(2019년 12월~2020년 11월)와 비교해 작년 12월부터 올 11월까지 유연탄은 20.6%, 천연가스는 20.7%, 중유는 31.2%가 오르면서 내년 기준연료비는 9.8원 인상됐다. 올 1월부터 구분된 기후환경요금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RPS)’ 비용 상승 등을 반영해 kWh 당 5.3원에서 7.3원으로 2원 올랐다.

한전 관계자는 “주택용 4인 가구는 월평균 1950원가량 전기 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가스 요금도 내년 16%가량 인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내년 5월과 7월, 10월 3차례에 걸쳐 MJ(메가줄) 당 2.3원을 올린다”며 “현행 14원의 16%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 측은 “소비자 월평균 부담액은 460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연료비가 폭등하며 쌓인 한전의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비판도 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내년 1분기 전기 요금 산정 시 한전이 밝힌 인상 요인은 kWh 당 29.1원에 달했다”며 “이번 인상으로도 연료비 상승을 다 반영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