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이 6일 73만 팔로워를 보유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滅共)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시스템상 오류였다’며 복구 계획을 밝혔다. 삭제됐던 ‘멸공’ 게시물은 이날 오후 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피드에 다시 등장했다.

5일 인스타그램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게시글을 삭제했다. /신세계,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측은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정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에 대해 “시스템상 오류로 인해 해당 포스팅이 삭제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전날 정 부회장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테다”라는 글과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멸공(滅共)’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함’을 뜻한다.

그러나 얼마 뒤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 의해 강제 삭제됐다.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스타그램의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공공의 안전에 실질적인 피해나 직접적인 위협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콘텐츠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언어, 사망·폭력 또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협, 무기 제조 방법에 관한 안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 부회장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삭제됐다.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 남을테다”라며 다시 한 번 ‘멸공’ 해시태그를 남겼다. 여기에 “난 공산주의가 싫다”는 문구도 덧붙였다.

◇ ‘멸공’ 복구는 됐지만…이용자들 “납득 안 돼”

‘멸공’ 게시물이 복구는 됐지만, 이번 인스타그램 소동을 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납득 되지 않는다’, ‘선택적 삭제’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게시물이 삭제된 이유는 ‘멸공’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멸공’, ‘공산당’을 검색하면 수천개의 게시물이 뜬다. 심지어 ‘멸공’ 해시태그는 팔로우도 가능하다. ‘멸공’ 단어가 문제라면 해시태그도 막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정 부회장이 ‘멸공’ 문구를 쓴 것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에도 젓갈 사진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을 썼는데,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았다. 현재 일부 이용자들은 본인의 게시물도 삭제되는지 실험을 해보겠다며 인스타그램에 ‘멸공’ 해시태그를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