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18일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167개 기업의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7개(47%) 기업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성 또는 여성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이 올 8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대상 기업 중 절반이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여성 등기임원은 90개 기업, 102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외이사가 대부분이고, 사내이사는 8명에 그쳤다. 8명 중 사주 일가와 외국인을 제외하면 여성 사내이사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김소영 CJ제일제당 본부장 등 3명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사내이사로는 송효진 재경부문장, 사외이사로는 판사 출신 조현욱 변호사가 이름을 올려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여성 사내·사외이사가 모두 있는 기업으로 꼽혔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개정 자본시장법상 여성 임원을 선임하지 않더라도 처벌은 받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데다 여론의 비판이 커질 수 있어 기업들이 선임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