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독일 벌칸 에너지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 벌칸 에너지로부터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톤(t)을 공급 받을 예정이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약 110만대 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리튬 생산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산화리튬은 양극재 핵심 원료인 니켈과 합성하기 쉬워 고성능 전기차의 배터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의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전기차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산화리튬과 니켈이 많이 쓰이는 ‘하이니켈 배터리’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으로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수산화리튬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친환경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했다. 벌칸 에너지는 ‘지열 발전’과 ‘수산화리튬 생산’ 사업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에너지·광물 회사다. 지열 발전과 연계된 염호(Geothermal brine, 리튬을 포함한 뜨거운 지하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DLE(Direct Lithium Extraction) 공법을 사용하고, 폐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기존 리튬 생산 업체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벌칸 에너지와 장기 공급 체결 외에도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시그마 리튬, 라이온타운 등 해외 광산업체들과 중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브라질 업체 시그마 리튬은 니켈, 코발트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물 찌꺼기를 ‘건조 및 축적(Dry Stacking)’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건설 및 유지 비용이 높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친환경 규제는 향후 에너지원 추출 및 가공 과정에 대한 규제와 친환경 공법에 대한 인센티브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다변화 된 공급망 체계를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