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에 있는 전략비축유 저장시설./로이터연합뉴스

정부가 비축유 442만배럴을 방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협의 결과에 따라 IEA 회원국 전체 6171만배럴 중 442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비축유 106일치 9700만배럴 중 5.4일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앞서 지난 1일 열린 IEA 장관급 이사회에서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석유 가격 급등뿐만 아니라 공급 차질 발생 가능성도 심화됐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비축유 방출에 합의했다.

지난 2일 국제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93달러까지 치솟으며 8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자 각국이 공조하기로 한 것이다. IEA 회원국들은 하루 약 200만배럴씩 30일간 추가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산유국들은 하루 40만배럴 증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적인 노력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對) 러시아 제재가 에너지 분야로 확대될 경우 전 세계적인 석유 공급 부족 사태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 수출 2위, 천연가스 수출 1위 국가로 각각 유럽 수요의 30%,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1100만배럴, 하루 수출량은 510만배럴 수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 일본 등과의 공동 방출에 동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약속했던 317만배럴 방출은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이번 방출에 따라 정부비축유는 100일치가량 남게 되며, 정유사 등 민간도 80일치 정도가 있어 IEA 권고기준인 90일 이상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