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에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내부 모습. 광주광역시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광주에서도 스타필드 같은 대형 쇼핑몰이 등장할 수 있을지 유통업계의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있다. /조선일보 DB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광주 복합 쇼핑물 유치’라는 그의 공약이 실현될지 관심이다. 광주광역시는 인구 145만명에 이르는데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스타필드·롯데몰 같은 복합 쇼핑몰이나 코스트코·이케아 같은 대형 할인 매장조차 새로 들어서지 못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윤 당선인이 선거 공약을 통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강조한 만큼, 대형마트나 쇼핑 진입을 막아왔던 유통업 관련 해묵은 규제도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에도 스타필드가?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규제 완화와 소상공인 반발 같은 문제만 해결되면 당장이라도 광주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 상권은 개발되기만 하면 호남권 일대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광주는 1인당 민간 소비가 전국 4위로 부산과 비슷하고, 특히 20~40대 소비자가 전체 40%인 젊은 도시”라면서 “광주에 점포를 내면 여수·순천·전주 등지에서도 찾아와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롯데마트가 광주 상무점 매장을 창고형 할인점 형태로 바꿔 개장하자마자 첫 달 매출이 직전 해의 3배로 뛰었던 것, 광주 신세계백화점이 작년 7652억원 매출을 내면서 매출 1조원을 넘긴 11개 백화점 뒤를 이어 전국 70개 점포 중 12위에 오른 것도 광주 상권의 가능성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도 크다. 작년 청와대 국민청원에 “광주에 복합 쇼핑몰이나 대형 할인점이 없어서 대전까지 원정 쇼핑을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길 간절히 원한다”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광주 입점을 추진해왔다. 신세계가 이미 지난 2015년에 광주점 인근에 복합 쇼핑몰과 고급 호텔 설립을 추진하다 정치권 반발로 물러섰고, 이마트가 새 점포를 열거나 노브랜드 대형 매장을 내려고 시도하다 지역 상인회 반발로 계획을 취소한 적이 있다. 코스트코·이케아 같은 외국계 기업들도 호남권 진출을 검토했다가 골목상권 침해를 반대하는 지역 상인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영업시간·입점 제한 규제도 풀릴까

유통 기업들은 또 윤 당선인이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를 공약하면서 유통 규제 완화도 언급한 만큼, 유통 기업의 영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도 이참에 풀리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대표적인 유통 규제로 꼽히는 것이 2012년 만들어진 대형마트의 ‘월 2회 휴무’와 ‘자정~오전 10시 영업 금지’다. 골목 상권 보호가 이유였지만 실제로 지역 상권을 살리지도 못했고 대형마트 영업에만 타격을 입었다는 논란을 빚어왔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는 게 골목 상권 보호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작년에만 대형마트 3사 매장이 12개가 줄어 직원들 일자리만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2018년 이마트 부평점이 폐점했을 때 인근 수퍼마켓 매출액이 오히려 줄었던 것처럼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골목 상권 보호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또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 창고형 할인점이 규제 탓에 신규 점포를 내기 어려운 상황도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으로는 대규모 점포를 열 때 지역협력계획서와 상권영향평가서를 지방자치단체에 내야 한다. 이 과정에 지역 상인이 반대하면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경제 성장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라고 강조한 만큼, 새 정부가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