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 6단체장의 오찬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과 상생을 해치는 기업으로 언급돼 난감해졌다.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윤 당선인에게 대·중소기업 양극화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 사례를 언급했다. 김 회장은 “삼성 같은 경우 원자재를 사주는 방식으로 협조를 해주고 있지만, 원자재 값이 올라도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는 대기업들이 있어 중소기업의 불만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의 경우에는 지난해 철강 제품 가격을 5번 올리면서 사상 최대 이익을 냈는데, 이런 불합리한 내용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철강재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중소기업들은 납품 단가에 철강재 가격 인상분을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지난해부터 경영난을 호소해왔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김 회장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 수요가 급증하고 원자재 값도 올라 포스코뿐 아니라 세계 모든 철강업체가 철강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마치 포스코가 업황과 관계없이 중소기업의 고혈을 빨아먹은 것처럼 당선인 앞에서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尹당선인·경제6단체장 간담회서 김기문 中企중앙회장, 포스코 언급 ”철강 가격 올려 中企 부담 커져” 포스코 “원자재 상승으로 불가피”
실제 포스코 실적은 글로벌 업황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사상 첫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중기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당시 비공개 상황인 줄 알고 발언했지만, 간담회가 TV로 생중계된 사실을 알고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여러 차례 교체된 흑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 단체마다 처지가 다르겠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갈라치는 것보다는 새 정부와 함께 상생·협력 방안 마련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