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중소벤처기업부 해체·축소설이 잇달아 나오자 전·현직 장관들이 ‘중기부 구명 운동’에 나섰다.

2021년7월 26일 오전 세종시 세종파이낸셜센터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청사 현판제막식에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부터), 임서정 청와대 일자리수석,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이춘희 세종시장. 2021.7.26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은 6일 페이스북에 중기부 해체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중기부 해체는 디지털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 전 장관은 2019년 4월 장관에 취임했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2021년 1월 퇴임했다. 박 전 장관은 “중기부 탄생은 소상공인이 처음으로 새로운 경제주체로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기부는 오히려 더욱 강화돼야 하는 부처”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을 겸직 중인 권칠승 중기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기부 해체설에 대해) 전혀 들은 바도 없고 확인되는 움직임도 없다”고 했다. 권 장관은 이날 경기 성남시에서 유망 창업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일엔 부산, 울산, 경남 등을 돌면서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중기부 개편 얘기가 자꾸 나오니 존재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임기 말 장관이 공개 일정을 잇달아 잡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전·현직 장관까지 ‘중기부 구하기’에 나선 이유는 중기부 개편과 관련해 다양한 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에선 중기부의 중소기업과 벤처 육성 기능을 쪼개서 각각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넘기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소기업·소상공인 전담 부처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면 중소업계 반발 등 역풍도 만만치 않다. 중기부가 코로나 이후 최일선에서 소상공인 지원 실무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방역지원·손실보상 등 공약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선 당장 중기부 해체는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또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 때 출범한 부처다. 여전히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중기부 해체에 반대하면 새 정부가 이를 밀어붙이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인수위 내부에선 “중기부에 소상공인 담당 조직을 신설해 재정비하는 수준에서 개편을 마무리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