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이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인텔보다는 3배, 애플보다는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부담률은 기업의 세전 이익 대비 법인세의 비율을 뜻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국내 대표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매출·자산·시가총액·연구개발(R&D)투자는 뒤지는데 평균 조세 부담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7대 수출 주력 업종의 대표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의 경영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 대표기업들의 법인세 부담률 평균은 25.7%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15.7%)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은 25.2%로 미 인텔(8.5%)이나 애플(13.3%)보다 훨씬 높았다. 현대차의 법인세 부담률은 28.5%로 독일 폴크스바겐(23.3%)과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LG화학의 법인세 부담률도 25.3%로,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19.2%)와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한국 대표기업들은 매출와 시가총액에서 글로벌 경쟁기업에 크게 뒤졌다. 글로벌 경쟁사의 평균 매출은 한국 기업의 2.2배, 평균 자산은 1.3배였다. 글로벌 경쟁사의 평균 시가총액은 4102억 달러로 한국 기업(1328억 달러)의 3.1배였다. 평균 연구개발투자 규모도 글로벌 경쟁사(84억 달러)가 국내 기업(58억 달러)에 비해 50% 가까이 컸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 국가 평균(21.2%)뿐 아니라 미국(21%)보다도 높다”며 “게다가 인텔·애플은 정부로부터 다양한 세액공제 혜택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