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의 ‘하늘길 챌린지’가 열리는 운탄고도를 내려다본 모습. / 강원랜드 제공

해발 1000m 구름에 가려진 신비의 길 ‘운탄고도’(運炭高道). 구름이 마치 양탄자처럼 펼쳐졌다 해서 얻어진 별칭이다. 이 길은 30년 전만 해도 탄광에서 캔 석탄을 실은 트럭이 바삐 오가던 길이었다. 그러나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탄광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며 이젠 석탄을 실은 트럭을 볼 수 없게 됐다.

한 ‘하늘길 챌린지’ 참가자가 반려견과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 강원랜드 제공

◇운탄고도 1330, 강원도 산티아고를 꿈꾸다.

운탄고도 1330은 강원도 영월군·정선군·태백시·삼척시 등 폐광 지역 4개 시·군을 동서로 잇는 도보 여행길이다. 해발 700~1300m의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며, 오는 9월 전 구간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1330은 만항재의 해발고도인 1330m를 뜻한다. 정선군 고한읍 만항재는 국내에서 승용차로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운탄고도 1330은 총 연장 173km로 9개 코스로 꾸며졌다.

이 길은 코스마다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 백두대간을 횡단하는 강원도의 산티아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월 청령포와 정선 만항재, 태백 황지연못, 매봉산, 삼척 미인 폭포 등 지역별 관광 자원도 둘러볼 수 있다.

이 길에선 광산촌이었던 모운동 벽화마을을 비롯해 광부의 길, 새비재 타임캡슐공원, 도롱이 연못, 순직산업전사 위령탑 등 폐광 지역의 역사도 마주한다.

지난 15일엔 강원 영월읍에 운탄고도 1330 통합안내센터가 설치됐다.

강원랜드는 폐광 지역 특별법을 기반으로 세워진 공기업으로서 운탄고도와 폐광 지역 상생의 방향키 구실을 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운탄고도 1330′ 조성 사업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운탄고도가 트레킹 코스로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2015년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 사업인 ‘희망 일자리 사업’을 통해 하늘길 운탄고도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영월 상동과 정선 사북을 잇는 화절령 고개부터 하이원 팰리스 호텔까지 7.4km 구간의 폐석을 치워 트레킹 코스 안전을 확보했다. 또 산림청 협조하에 1177 갱구를 재건하고 폐석을 활용해 ‘소원의 탑’을 축조하는 등 코스 내 볼거리를 마련했다.

◇'하늘길 챌린지’ 다시 열렸다.

하이원리조트는 ‘하늘길 챌린지’를 재개했다. 하늘길 챌린지는 해발 1426m 백운산 자락의 하늘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백패킹 프로그램이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2020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한 하늘길은 운탄고도 1330의 일부 구간과 백운산 등산로를 이어 조성했다. 이 길은 해발 1100m 고원지대에 자리해 백두대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총 연장 40km로 자연 그대로 원시림은 물론 순백의 자작나무숲 등을 만날 수 있다. 계절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연경관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됐던 하늘길 챌리지는 4월 재개됐고, 매월 1회씩 운영된다. 참가비는 1인당 7만원이며,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하늘길 챌린지는 올해 ‘난생처음 프로젝트 INTO THE WILD’란 부제로 진행된다. 백패킹의 묘미를 즐기며 환경보호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LNT(Leave no trace) Challenge. 일명 ‘흔적 없이 떠나기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본인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것을 기본으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다.

또 꼭 필요한 짐만 가져오고 일정 중 발생하는 쓰레기는 되가져가는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Zero Waste Challenge)’, 물병 등 개인 식기 지참과 필요치 않은 물건은 거절해 일회용품 발생을 줄이는 ‘레스 웨이스트 챌린지’(Less Waste Challenge), 도시락의 남은 음식을 밀폐 용기에 담아 트레킹 중 행동식으로 활용하는 ‘용기 내 챌린지’ 등도 있다.

하늘길 챌린지 관계자는 “단순히 트레킹을 즐기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환경보호 경험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이를 일상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매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하늘길 챌린지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