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2대 회장에 오른 허태수 회장의 취임 일성은 디지털 역량 강화였다. 허 회장은 이에 더해 “IT 와 데이터를 결합하여 우리의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디지털 전환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며,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우리의 코어 사업과 연관된 사업으로 신사업을 확장해 줄 것”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지난 2년간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임직원에게 전파하는 데 많은 노력을 집중해 왔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 협업 설루션을 도입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으며 협업 설루션과 디지털 디바이스 활용법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수시로 교육했다.
직원 개개인의 디지털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비디오 콘퍼런스 장비와 시스템을 도입해 계열사와 화상 회의 및 전문가 강의도 진행했다. 특히 GS는 각 계열사의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52g’로 협력 문화 조성에 앞장
허 회장은 평소에도 “대형 함선이 방향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없듯 전통적 대기업 모델이 변화를 읽고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해 신기술과 비즈니스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읽고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GS는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에 따라 GS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커뮤니티 ‘52g(Open Innovation GS)’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섰다.
‘52g’ 이노베이션 교육과정은 디자인 싱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리콘밸리의 혁신 방법론 등 변화에서 중요한 주제를 골라 다루고 있다. 각 강의는 미국 현지 연사들이 실시간 웨비나(웹 세미나) 형태로 강연을 진행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했다.
지난해에는 총직원 200여 명이 자발적으로 ‘52g’ 커뮤니티에 참여해 활동하고,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의 문제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러닝 챌린지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허 회장은 ‘52g’ 커뮤니티 안에서 구성원들에게 혁신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사원들에게 디지털 전환과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혁신 스타트업 발굴·육성 ‘더 지에스 챌린지’
GS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GS에너지와 함께 에너지테크(ET)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제2기 ‘더 지에스 챌린지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에너지 생산 및 관리 △전기차와 수소 경제 △탄소 포집·활용 및 순환 경제 등 총 세 분야에 걸쳐 지원한 55기업 가운데 9대1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차세대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 6곳이 참여해 사업 성과를 보고하고 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준비 기간 5개월을 거쳐 선발된 6사는 그동안 GS칼텍스 기술연구소를 방문하거나 일대일 멘토링 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점차 구체화해왔다. GS그룹은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지난 1기 데모데이 때와 마찬가지로 3~4개월 장기 검토 후 직접 투자할 기업 및 투자 여부 등을 결정할 전망이다.
GS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바이오테크(BT)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제1기 ‘더 지에스 챌린지’를 개최하며 스타트업과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1기 ‘더 지에스 챌린지’에는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85사가 응모해 14대1의 경쟁을 뚫고 6사가 선발됐다. 지난해 4월 GS그룹의 계열사들과 스타트업 캠프(Start-up Camp)를 열었고, 지난해 8월 데모데이에서 창업화 발표를 끝으로 제1기 모든 과정을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위한 항공 방제용 친환경 방제제 사업화를 제안한 ‘잰153바이오텍’과 △곤충을 활용한 음식 쓰레기 재활용을 제안한 ‘뉴트리인더스트리’ △대사공학 기반 기능성 화장품 소재 및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제안한 ‘큐티스바이오’ 등 3사는 GS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대전 규제자유특구 블루포인트 투자펀드’를 유치해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한다.
허태수 회장은 “스타트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발 빠르게 포착할 수 있고, 대기업은 사업화 추진 등에 강점이 있으니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도 GS그룹은 국내외에서 바이오테크를 포함하여 에너지테크 등 다양한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같은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