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전경.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1557억원으로, 1분기 매출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원자재와 물류비 급등, 반도체 장비 조달난 속에서도 반도체 산업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 매출이 3조원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2조859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16% 증가했지만, 일부 D램 제품의 품질 문제에 따른 일회성 비용 탓에 시장 전망치 3조원에는 못 미쳤다.

D램의 경우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줄었지만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구매가 꾸준했던 덕분에 연초 가격 하락세를 딛고 선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낸드 플래시 사업에서는 글로벌 낸드 3·4위인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원재료 오염 문제로 지난 2월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반사이익을 봤다.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인텔의 낸드 플래시 부문(솔리다임)도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려 실적에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020년 판매한 일부 D램 제품에서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해 제품 교환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 3800억원을 1분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메모리 가격이 2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업총괄 사장도 “최근 서버 제품 수요가 커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다만 공급망 불확실성에 따른 반도체 장비 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4세대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 등 일부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인 SK㈜는 이날 1200억원을 들여 전기차 핵심 부품인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회사 예스파워테크닉스를 인수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2019년 SK실트론이 SiC 웨이퍼 사업을 미국 듀폰으로부터 인수한 데 이어 웨이퍼 생산부터 설계·제조까지 전체 SiC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