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코로나 기간 동안 위축됐던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37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24일 밝혔다. /롯데

롯데가 코로나 기간 동안 위축됐던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37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바이오·헬스케어와 모빌리티 분야,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친환경 사업을 비롯해 유통·화학·식품 같은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 그간 정체됐던 성장에 가속을 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에 비용 쏟는다

롯데는 올해초 헬스 앤 웰니스 부문과 모빌리티 부문 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바 있다. 롯데는 최근 바이오 의약품(CDMO)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브리스톨마이오스스큅(BMS)의 생산 공장을 1억6000만달러(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여기에 더해 1조원을 들여 국내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모빌리티 부문에선 UAM(도심항공교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한다. UAM은 올해 실증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지상과 항공을 연계, 국내 교통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을 위한 시설 투자도 확대한다. 충전기 생산량을 연간 1만대 이상 규모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롯데렌탈도 8조원을 들여 전기차 24만대를 도입한다.

롯데케미칼은 수소·전지소재 사업에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충전소 사업, 배터리 전해액 등 사업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롯데화학에선 7조8000억원을 투자,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과 범용 석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설비 투자·생산 증설에 나선다. 친환경 리사이클링 사업도 확대한다.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관련 제품 100만톤을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롯데케미칼이 진행한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

◇잃어버린 5년, 공격적인 투자로 넘는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비롯한 각종 악재를 잇따라 겪어왔다. 2016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고, 2018년엔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 상태였다. 신 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출소한 이후엔 일본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다. 소위 ‘잃어버린 5년’을 보낸 것이다. 롯데는 이에 올해 유통·호텔·식품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 지난 몇 년 동안의 정체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통 부문에서는 8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서울 상암동과 인천 송도 같은 곳에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같은 핵심 지점의 리뉴얼도 실시한다.

롯데마트는 1조원을 투자, 제타플렉스·맥스·보틀벙커 같은 특화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로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관광 산업을 다시 활성화 시키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과 면세점 시설에도 2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 식품 사업에선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같은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에도 2조1000억원 가량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