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포스코·GS·현대중공업·신세계가 26일 향후 5년간 총 46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가 247조원, LG가 106조원, 포스코는 53조원, GS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21조원, 신세계가 20조원 규모다. 지난 24일 삼성·현대차·롯데·한화가 총 587조6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주요 그룹의 초대형 투자 계획이 잇따르는 것이다. 25일 5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두산그룹까지 합하면 이들의 국내외 투자 규모는 1060조6000억원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기업과 접촉면을 늘리며 연일 친기업 메시지를 내놓자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 계획으로 화답하는 모습이다.

◇SK는 247조원, LG는 106조원 투자

SK그룹은 2026년까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액은 179조원이고 국내 인력 5만명도 신규 채용한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려면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소재 포함)에만 14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액의 절반을 반도체에 쏟아부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한 반도체 생산 공장 증설, 특수 가스·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수소·풍력·신재생에너지 같은 친환경 미래 산업에도 67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 통신 콘텐츠 개발을 포함한 디지털 분야에는 24조9000억원을, 바이오 및 기타 분야에는 1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LG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에서만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투자액 가운데 48조원이 R&D(연구·개발)에 투입된다. LG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이 양극재·분리막·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공장에 추가 투자를 해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전고체 전지·리튬황 전지와 같은 차세대 전지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LG는 인공지능·데이터 분야에 3조6000억원, 바이오 분야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재생 플라스틱 소재 등 친환경 분야에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포스코·GS·현중·신세계도 수십조 원 투자 보따리 내놔

포스코그룹은 2026년까지 국내 투자 33조원을 포함해 53조원을 투자하고 2만50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철강 생산 체제 전환을 위한 전기로 신설과 친환경 설비 도입에 20조원을 투자하고, 배터리 소재, 수소 분야에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에너지·건축·식량 분야에 5조원, 미래 사업 발굴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벤처 투자 및 연구·개발에도 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기업 가치를 3배 이상 높이겠다”고 말했다.

GS는 핵심 사업 분야인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에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 SMR(소형모듈원자로)과 수소, 신재생 친환경 발전과 같은 에너지 분야에 14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현재 GS에너지는 두산에너빌리티, 미국 뉴스케일사와 함께 차세대 SMR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유통·서비스 분야에는 3조원, 건설·인프라 부문에는 4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GS 관계자는 “향후 5년간 2만2000명을 신규 채용한다”며 “지난 3년간 연평균 채용 인원 대비 30% 늘어난 규모”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5년간 21조원을 투자한다.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건설 분야 자동화, 스마트 건설 기계 인프라 구축, 스마트 에너지 사업에 12조원을 투자하고 친환경 R&D 분야에는 7조원을 투자한다. 신사업 영역인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이나 지분 투자에 1조원, 디지털 분야에도 1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5년간 R&D 인력 5000명을 포함해 1만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5년간 20조원을 투자한다. 우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필드 매장 신규 출점과 기존 매장 재단장 등 오프라인 사업에 11조원을 투자한다. 온라인 사업의 주도권을 확대하기 위한 물류센터 확대, 시스템 개발 등 온라인 부문에도 3조원을 투자한다. 화성 테마파크 사업과 복합 개발 사업에 4조원, 헬스케어와 콘텐츠 등 신규 사업 발굴에도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