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가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으로 선박의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내 벤처 1호로 2020년 12월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로 설립됐다.
아비커스는 2일 “SK해운의 18만㎥급 초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인 프리즘 커리지호가 자율운항으로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항해는 자율운항 기술로 선박을 제어해 대양을 횡단한 세계 첫 사례다. 이 선박은 지난달 1일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의 프리포트에서 출발해 파나마 운하를 거쳐 태평양 횡단까지 33일간 운항을 마치고 2일 충남 보령 LNG 터미널에 도착했다. 프리즘 커리지호는 총 운항 거리 약 2만㎞ 중 절반인 1만㎞를 자율운항했다.
선박에 적용된 자율운항 설루션 하이나스 2.0은 최적의 경로와 항해 속도를 찾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날씨·파고와 같은 환경과 주변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배의 키를 조종) 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시스템이다. 최적 경로로 자율운항한 결과 연료 효율이 약 7% 증가했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5% 절감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하이나스2.0은 다른 선박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해 100여 차례 충돌 가능 상황에서도 벗어났다”고 밝혔다.
아비커스는 새로운 운항 기술을 인증해주는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이번 자율운항 대양횡단의 결과증명서를 받은 뒤 올해 하반기 중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는 “최적 경로를 안내하는 자율운항 1단계 기술을 넘어 실제로 선박을 움직이는 2단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며 “대형 상선뿐만 아니라 소형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설루션까지 고도화해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