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원전 수출 추진을 위한 준비단 회의’를 열고 원전 수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등 원전 관련 공기업, 원전수출산업협회 등 총 15개 기관이 참여해 준비단을 구성하고 원전 수출 전략을 논의한다. 세계 각국이 기존 원전을 유지·보수하고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는 등 원전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한국 원전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한 각 기관 역량을 결집하는 차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 4월 경남 창원의 원전 가스터빈 부품업체를 방문해 공장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날 회의에서 산업부는 세계 각국 원전 정책과 시장 동향에 대해 참석 기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각 기관별로 원전 수출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체코·폴란드 등의 원전 정책 동향 및 건설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이번에 출범하는 준비단을 통해 국가별 수출 전략과 사업 패키지를 미리 준비한다. 수출 대상 국가의 여건에 따라 단순히 원전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방산·산업·경제 등을 포괄하는 사업 패키지를 구성해 원전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또 이번 준비단을 바탕으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원전 수출 전략 추진단’을 이른 시일 내에 가동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원전 관련 기관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맞춤형 수주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간 한수원 등 공공기관과 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GS에너지 등 민간 기업이 원전 관련 별도의 사업을 진행해왔다면,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이들의 역량을 모두 결집해 원전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된 양국 원전 협력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은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CEO를 비롯한 사장단은 한전, 한수원, 한전KPS 등 국내 전력 공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원전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첫 원전인 고리 1호기를 포함해 전 세계 원전 절반가량의 원자로와 엔지니어링에 원천 기술을 제공한 세계 최고 원전 기업이다.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원전 기술 이전과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원전 관련 협력 범위를 늘리기로 합의했는데,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의 이번 방한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후속 제스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