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멀리 날아가는 골프공 ‘아토맥스’를 내놨다. 코오롱이 자체 개발한 합금 신소재 ‘아토메탈’을 적용해 개발한 골프공이다. 아토맥스는 드라이버로 칠 경우 다른 업체 골프공보다 평균 13~18m 멀리 날아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코오롱은 14일 서울 강서구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아토맥스에 대한 미국 세계기록위원회(WRC·World Record Committee)의 최장 비거리 골프공 인증식을 열었다. WRC는 각종 세계 기록 인증을 주관하는 미국 민간 기구다.
이날 인증식에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데이나 니콜 헤슈 WRC 심사위원 대표, 김덕은 한국기록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의 핵심 가치인 원앤온리(One&Only) 정신으로 처음 시도한 결과물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번 신기록에 머물지 말고 우리 기록을 우리가 계속 깨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도전해 세계 최고 신기록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명예회장은 또 이날 인증식에 등장한 대형 아토맥스 골프공에 ‘pay4gain’이라는 문구를 적고 서명을 남겼다. “더 긴 비거리를 바란다면(gain) 아토맥스를 사라(pay)”는 의미를 담은 메시지다.
◇세계 최장 비거리 인증받은 신소재 골프공
코오롱과 한국기록원은 지난해 6월 아토맥스와 다른 업체 골프공 13개의 타구 비거리·탄도·궤적·볼 초속·스핀양 등을 비교하는 테스트를 했다. 같은 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골프 스윙 로봇을 동원했다. 테스트 결과 다른 골프공은 스윙에 맞은 후 처음으로 땅에 닿을 때까지 평균 250~260야드(약 229~238m)를 날아갔지만, 아토맥스는 약 270~280야드(약 247~256m)를 날아갔다. WRC는 이 테스트 결과를 자세히 심사한 끝에 아토맥스가 동일 조건에서 가장 멀리 날아가는 골프공이라고 인증했다. 다만 공식 대회에서 쓸 수 있는 공인구는 아니다.
골프공 아토맥스 제작에 쓰인 아토메탈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던 2018년 4월 설립한 ‘아토메탈테크코리아’가 양산에 성공한 신소재다. 철·크롬 등 다양한 금속을 고온에서 녹인 후 급속도로 냉각해 분말 소재로 가공한 비정질(非晶質) 합금 소재로, 일반 합금보다 탄성과 경도가 뛰어나고 부식·마모에 견디는 능력도 탁월하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이 언제까지나 유기물 사업만 할 수는 없다”며 무기물 신소재 개발을 아토메탈테크코리아에 맡겼다. 현재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연간 600t의 아토메탈 양산 능력을 갖췄다.
◇2년간 샘플 100여 개 테스트
아토맥스는 골프 애호가인 이 명예회장이 “아토메탈 탄성이 높으니 골프공에 적용하면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골프공을 개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내 시작됐다고 한다. 회사 측은 “코오롱 미래기술원과 아토메탈테크코리아 연구진이 2년간 샘플 100여 개를 제작해 테스트한 끝에 비거리와 회전수를 동시에 잡은 아토맥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토메탈은 항공기나 발전소의 터빈을 코팅하는 소재 등 산업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이런 용도로는 주로 텅스텐 합금이 이용되고 있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아토메탈로 대체하면 비용을 줄이고 더 높은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구미 공장 수퍼섬유 아라미드 생산 라인의 텅스텐 합금 코팅을 아토메탈로 바꾼 뒤 코팅제 교체 주기가 12개월에서 18개월로 6개월 연장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