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0일 수출이 313억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389억 달러로 21.1% 늘어, 무역수지는 7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사진은 15일 부산항 모습./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동반 6000억달러대를 기록한 수출·입은 올해는 나란히 7000억달러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달 20일까지 적자는 76억달러를 기록, 이미 적자 규모는 154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7039억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185억달러를 기록해 147억달러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133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14년 만의 적자다. 2000년대 들어 적자를 기록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외에는 없었다. 예상대로 147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면 1996년(206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적자규모는 84억달러 수준이었다.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며 적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협회는 “러-우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며 사상 첫 7000억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가 10% 이상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물량증가와 단가 상승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박은 인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큰 데다 철강도 단가 하락, 국내 수급 문제가 영향을 끼치며 감소가 예상됐다.

수입은 원유·천연가스·석탄·석유제품 등 4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적자를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기 둔화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 속에 적자 폭은 상반기(114억달러)보다 하반기(33억달러)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날 관세청은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보다 3.4% 줄어들며 무역수지가 76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쌓인 78억달러 적자를 더하면 올 들어 누적적자는 154억달러에 달한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고원자재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