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유럽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이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롯데 클러스터 내에 있는 롯데알미늄 공장에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12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8월 공장을 준공한 지 1년도 안 돼 증설 계획을 밝힌 것이다.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2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알루미늄 양극박 생산을 늘려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8일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을 방문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양극박 시제품을 직접 확인했다.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은 유럽 유일의 양극박 전용 생산 공장으로, 연간 1만8000t 규모의 양극박을 생산할 수 있다. 신 회장의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은 초기 투자 금액(1200억원)과 이번 투자 금액(1100억원)을 합한 수준을 넘어서는 3단계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클러스터는 롯데 계열사들의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곳으로, 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공장이 들어서 있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이 3000억원을 투자한 솔루스 첨단 소재의 음극박(2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도 가까이 있다. 롯데건설은 이곳에서 국내 물류 전문업체와 함께 헝가리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앞서 지난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소비재 포럼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펩시코, P&G, 월마트, 레베 등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활동도 펼쳤다. 롯데는 다음 달로 예정된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한다. 롯데 주요 계열사 대표 및 지주사 임원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사장단 회의를 서울에 있는 계열사나 인재개발원이 아닌 곳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계열사들의 지원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