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 동박. /일진머티리얼즈 제공

일진머티리얼즈가 삼성SDI와 8조5000억원 규모 이차전지용 동박 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매출 6889억원의 12배를 웃도는 규모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재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4일 삼성SDI에 올해부터 2030년까지 8조5262억원 규모 이차전지용 동박을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삼성SDI의 이차전지용 동박 물량의 6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상호 합의로 계약 물량의 5% 범위 안에서 물량을 줄이거나, 20% 안에서 증가시킬 수 있다”며 “2025년 이후 공급 예상물량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전부터 일진머티리얼즈 측과 계약을 맺어왔고 이번 계약은 이를 갱신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물량이 달라져 계약금액에 현저한 변동이 일어날 경우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일진머티리얼즈가 공시에서 고객사인 삼성SDI 내 비중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현재 일진머티리얼즈는 허재명 대표 보유 지분 53.3%에 대한 매각을 진행 중이다. 향후 생산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자금력이 약한 일진으로서는 조기 매각을 선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인수 예상액이 3조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대기업 계열 화학업체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