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풍토병)에 따라 정부가 각종 항공 규제를 해제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뿐 아니라 저비용 항공사(LCC)도 수십 개월 만에 국제선 운항을 재개·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에 적용된 규제를 대폭 해제하면서도 지방 공항에는 일부 규제를 남겨둬 지역을 거점으로 둔 LCC의 실적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LCC 임원은 “지방 공항 영업이 꽤 큰 비율을 차지하는데, 여전히 규제가 남아있어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동남아 노선을 차례로 재개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13일부터 김해공항에서 부산~코타키나발루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로 운항을 멈춘 지 28개월 만이다. 에어부산은 나트랑(베트남), 세부(필리핀), 삿포로(일본) 노선 운항도 차례로 재개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3일 대구공항과 베트남 다낭을 잇는 정기 노선을 취항했다.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강원도 지난 24일 2년 3개월 만에 양양~클라크필드(필리핀) 노선을 오갔다.
하지만 지방 공항은 인천공항·김포공항과 달리, 항공사들이 여전히 1개월 단위로 부정기편 허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어서 장기적으로 운항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 지방 공항은 사실상 폐업 수준이다. 김해공항의 경우 코로나 이전엔 한해 국제선 여객 수가 959만명을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2만여 명으로 줄었다. 올해도 국제선 여객이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5월까지 1만7140명으로 코로나 이전 같은 기간의 1%에도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