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5일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에서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로 구성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한다. 수출 대상 국가 여건에 따라 방산·산업·경제 등을 포괄하는 사업 패키지를 구성하고, 원자로·기자재·운영보수 서비스 등 수출 제품도 다각화한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3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체코·영국 등과 원전 협력을 논의하며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를 만난 자리에선 원전 수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도 원전 산업 부문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원전 모델 APR1400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각국 정상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원전 산업은 탄소 중립,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영국은 2050년까지 원전을 최대 8기까지 더 짓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기로 했고 여기에 더해 원전 8기를 더 지을지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원전 수출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원전은 건설 단가가 세계 최저 수준이고, 안전성까지 갖춰 수출 경쟁력도 높다는 평가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는 전력 1kW당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 러시아(6250달러), 미국(5833달러), 중국(4174달러)보다 낮다.

정부는 미국과 원전 분야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2018년 이후 기능이 정지된 원전 협의체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재가동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SMR(소형모듈원전) 분야의 협력도 모색한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 부문 투자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4000억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SMR 노형을 개발하고, 2028년 표준 설계 인가를 거쳐 2030년대에는 세계 수출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