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한 일본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게이단렌) 회장단과 4~5일 잇따라 만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기업인들이 앞장서서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한일재계회의 참석차 방한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겸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4일 만찬 회동을 했다. 이 부회장과 도쿠라 회장은 한일 기업 간 교류 활성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5일에는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게이단렌 부회장 겸 히타치그룹 회장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일본 최대의 전자제품 제조사인 히타치에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매년 봄 일본의 주요 고객사들을 방문해 신춘 인사회를 갖고 일본의 유력 부품·소재 기업들과도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등 일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쌓는 데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가 일본 1, 2위 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에 5G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일본 인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장비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9년 9월 한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 재계의 초청을 받아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한편 같은 날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은 서울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을 만나 2030년 부산 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