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11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과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지난달 초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협력업체 근로자 120여 명이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해 지난달에만 28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면서 사업이 위기에 몰리자 공권력 집행을 호소하는 집회를 연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경찰청 앞에서 경찰과 시민에게 호소문을 배포했습니다. 이들은 “하청지회는 사내 각 협력사를 대상으로 임금 30%·상여금 300% 인상 등 실현 불가능한 요구 사항을 내세우며 조선소의 핵심 생산 시설인 독을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하는 불법 파업을 한 달 넘게 자행하고 있다”면서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협력업체협의회 관계자 50여 명도 이날 오후 용산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같은 집회를 가졌습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전하는 호소문에서 “이번 파업으로 10만여 명의 관련 회사 임직원의 생존이 위협받고, 이미 7개 회사가 폐업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폐업한 한 협력업체 대표는 “하청지회가 작업장 입구를 봉쇄한 데다 우리 회사 근로자들은 하청지회 협박을 받아 출근도 못 했다”면서 “최근 조선업 호황으로 노력에 대한 보상을 기대했지만 결국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경찰청과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까지 연 것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공권력 투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청지회는 아무런 소득 없이 스스로 물러날 수는 없을 테고, 대우조선이나 협력업체는 강제로 이들을 해산할 권한이 없다”면서 “결국 공권력이 법에 따라 엄정한 집행을 해야 조선소 마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인 공정과 상식이 이번 파업 사태에 어떻게 적용될지 조선업계는 물론 전체 산업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