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9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옐런 장관은 이곳에서 LG화학의 차세대 양극재와 분리막 등 2차 전지 소재 연구 시설을 견학하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1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공개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LG화학

간담회 후 공개 발언에서 옐런 장관은 “사이언스파크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께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미국과 한국의 여러분이 노력해주셔서 양국이 굳건한 경제 동맹으로 성장해 왔다”고 했다.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조한 옐런 장관은 이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대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프렌드쇼어링(동맹·우방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옐런 장관은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공급망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세계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도 전 세계에서 인상되고 있다”며 “미국과 책임감 있는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하며,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제를 회복시키고 성장을 촉진하며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파트너·동맹국과의 프렌드쇼어링을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제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화학 제공

옐런 장관은 “미국은 현재 항만, 공항, 고속도로, 친환경 에너지와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공급망 취약성을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며 “미국은 파트너들의 도움 없이 핵심 부품과 제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방과의 협업을 통해 공급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지금까지 수립해 온 경제 질서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했다. 이어 “공급망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 유럽 등 지역 국가들과 다자 간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 중국 등 독재 국가들이 국제 경제에 큰 타격과 압력을 주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자신들이 특정 재료와 물질, 제조 환경에서 지배적인 힘을 확보하기 위해 아주 불합리한 시장 질서를 도입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확실히 말씀드린다. 중국은 그간 글로벌 시장 질서에 참여해 많은 이득을 봤다”며 “중국의 불공정한 압력으로 각국의 경제 안보가 위협받는 것을 막아야 하고, 자유롭고 안전한 무역 질서를 확립해 기업과 시민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 지속가능한갤러리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옐런 장관을 맞이한 신 부회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연구개발이 본격화된 곳”이라며 “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LG화학은 이날 옐런 장관의 이름을 넣은 LG트윈스 야구 유니폼과 사진 촬영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다. 야구 유니폼 선물에는 팀워크가 중요한 야구의 배터리(투수와 포수를 함께 일컫는 표현)와 전지를 의미하는 배터리(battery)의 동음이의적 뜻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