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월 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삼성딜라이트 건물에 220석 규모의 거점 오피스를 열기로 했다. 경기도 수원이 본사인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회사 외부에 별도의 공유 사무실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원·구미·광주 등 주요 사업장에는 자율근무존을 만들기로 했다. 임직원들의 취향과 업무 몰입도를 고려해 독서실형, 카페테리아형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보안 등의 이유로 재택근무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전자가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삼성 측은 “임직원들이 근무 장소 제한 없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며 “임직원들의 이용률이 높고 반응이 좋다면 이 같은 거점 오피스와 자율근무존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9월부터 한 직무나 부서에서 만 5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사내 FA(프리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동일 직무나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 기회를 제공해 지속적인 업무 몰입과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5년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은 다음 달까지 실명이나 닉네임(비실명)으로 FA 지원이 가능하고, 모집 인원은 조직별 5%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해외법인의 젊은 우수 인력을 선발해 상호 교환 근무하는 ‘스텝(STEP) 제도’도 9월부터 시행한다. 파견 기간은 1~2년으로, 주재원과 동일하게 주재수당·주택수당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새로운 근무 환경과 인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뉴삼성’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문화부터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