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21일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에서 말레이시아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이치범 주말레이시아 한국대사,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다토 스리 하지 아미누딘 빈 하룬 느그리 슴빌란 주지사, 다토 하지 줄키플리 모하맛 빈 오말 주의회 의장이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말레이시아에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제2공장을 짓는다. 삼성SDI는 21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2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삼성SDI가 말레이시아에 2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에서부터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들어간다. 삼성SDI는 전동공구용 배터리 분야 1위 기업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지난 5월 스텔란티스와 1조6000억원 규모 미국 합작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삼성이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최윤호 사장이 지난해 연말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기류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 최 사장이 지난달 헝가리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고, 삼성SDI의 핵심 고객사인 BMW의 올리버 집세 회장을 만난 것도 삼성SDI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라는 것이다.

최 사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오늘 기공식은 2030년 세계 최고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기 안정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설립된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 브라운관 제조 거점을 거쳐 2012년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