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는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1조5915억원)을 냈다. 중국 법인 매출(6499억원)이 39% 성장하면서 가능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중국의 소비재 시장 규모가 압도적이어서 중국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앞으로도 중국 내륙 법인 신설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오리온도 지난 5월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실적 악화를 예상했으나, 가격 인상 요인 없이 중국 내 수요 증가 덕분에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산업계에선 중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 규모를 가진 최대 무역 대상국인 만큼 전략을 다변화해 중국 시장 공략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중국 소비재 수출 확대를 위해 중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제품 개발, 프리미엄 시장 진출, 지방 도시 진출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중국 시장이 상당히 고도화·다변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에 주력했던 반도체, 전자 제품 등 첨단 기술 제품에서 우리가 가진 기술 우위만 가지고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며 “이제는 소비재,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수출 품목을 발굴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와 정부도 수출 지역 다변화가 중국 패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아직도 좋든 싫든 상당히 큰 시장인 것은 사실이고, 이를 포기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경제적으로 계속 협력하고 발전과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중국을 손절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중국과 유럽 모두 우리에게 좋은 시장”이라며 “산업 정책에서는 시장의 이념과 색깔에 대해 먼저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