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 있는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 클리카는 사내 제1언어가 영어다. 지난해 한국인 공동창업자와 함께 회사를 만든 최고기술책임자(CTO) 벤 아사프씨가 이스라엘 출신 , 최고디자인책임자 알레산드로 마펠리씨는 이탈리아인이다. 아사프씨는 “이스라엘에서도 창업 제안을 받았지만 모든 게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조 공정에서 생기는 결함을 비디오로 분석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켄다는 트루키예인 아이칸 에키지, 칵칸 에키지 형제가 작년 3월 한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수상까지 한 형제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국가에서 창업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며 “한국이 딥테크(공학과 과학 연구·개발을 통해 첨단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충격파로 급감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이 15개월 만에 200만명대를 회복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1만2862명으로 2021년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200만명대로 올라섰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6년 6월 처음 200만명을 넘어선 뒤 2019년 12월 역대 최고치(252만명)를 찍었지만 지난해 195만명대까지 급감했다.
특히 최근의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세에서 두드러진 점은 창업이나 연구·개발을 위해 한국에 온 실리콘밸리형 인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창업하기 원하는 외국인을 선발·지원하는 중기부 K-스타트업 챌린지 신청팀이 2017년 1515개에서 작년 2568개, 올해 2653개까지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예전엔 공장·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중심이었다면, 최근엔 국내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해지고 기술 기업 규모가 커져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인력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적과 상관없이 인재를 찾겠다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한성대 이민·다문화연구원장인 오정은 교수는 “우리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고급 외국 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 수밖에 없고 해외 인재들의 유입은 세계 최저 출산율로 인한 인구 절벽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