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 개발 뒤에는 한·미 간 긴밀한 우주 협력이 있었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진입하면 앞으로 우주 선진국인 미국과 협력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누리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X의 팰콘9이 미우주군기지 40번 발사장에서 기립하고 있다./뉴스1

다누리가 달까지 가는 BLT(탄도형 달 전이 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 설계가 대표적인 협력 사례다. BLT는 달로 직진하지 않고, 먼 심우주를 돌아 달로 가는 궤적이다. 궤적을 설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으로선 전례 없는 도전이었다. 수개월간 시행착오 끝에 만든 궤적 설계는 이미 실행 경험이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연구진으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존 구이디 나사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은 지난 3일(현지 시각) 오전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나사의 전문가들과 함께 이 궤도를 검토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한국팀은 나사 존슨우주센터 임무 운용 인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여러 상황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존 구이디 나사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

미국도 다누리의 수혜를 받는 영역이 있다. 나사가 다누리에 실어보내는 섀도캠이다. 섀도캠은 미지의 영역인 달의 영구음영 지역을 촬영할 장비다. 구이디 부국장은 “한국이 협력을 제안할 당시 미국도 달 궤도선이 있었지만 노후돼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없었다”며 “다누리에 탑재된 장비들을 통해 앞으로 달 극지방에 착륙할 후보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력은 완벽한 파트너십의 결과”라고 말했다.

심우주통신망에서도 나사와 협력이 이뤄졌다. 항우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심우주 지상 안테나를 구축했지만, 자전하는 지구에서 24시간 다누리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나사의 직경 70m급 안테나를 포함한 심우주통신망 지원을 받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제 우주 협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사람을 달로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의 아르테미스 협정에 공식 서명한 바 있다. 구이디 부국장은 “한국과 협력 분야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다누리를 개발하면서 쌓은 역량을 앞으로도 잘 발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