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대규모 이익을 냈던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철강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이 코로나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철강 수요가 폭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면서 철강업체들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파이프에 주로 쓰이는 열연 강판 제품은 이달 들어 t당 10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 t당 140만원에서 27% 넘게 하락한 것이다. 자동차나 가전기기, 가구에 쓰이는 냉연 강판 가격도 지난 4월 t당 137만원에서 현재 t당 115만원으로 16% 이상 떨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데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여름이라는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중장비나 건설 수요도 줄었다”고 말했다.

철강 경기 위축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는 지난 7월 올해 철광석 생산 전망치를 기존 3억2000만~3억3500만t에서 3억1000만~3억2000만t으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업체들은 경기 위축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자동차와 같은 전방 산업이 위축되면서 철강에도 본격적으로 불황이 찾아온 모습”이라면서 “코로나 특수를 누린 이후 지금은 수익 방어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은 올해 하반기 주요 철강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1%,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33.4%, 25.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