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기업보다 30년 이상 버텨온 기업의 매출액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10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장수 기업들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할 뿐 아니라 고용 확대와 같은 사회적 순기능까지 수행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업승계를 독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42만9000개 기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업력 10년 미만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34억6700만원, 업력 30년 이상은 약 648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생 기업과 장수 기업 간 매출액 차이가 18배 이상 나는 것이다. 10년 미만 기업의 평균 고용 인원은 14명, 30년 이상 기업은 146명으로 10배 이상의 격차가 있었다. 또 10년 미만 기업이 투입하는 연구·개발비는 약 4600만원, 기부금은 약 1200만원에 그친 데 비해 30년 이상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약 17억원, 기부금은 1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중기중앙회와 민간 경제 연구기관 파이터치연구원이 지난해 진행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기업 상속세율을 50% 인하했을 때 일자리 26만7000개가 생기고, 100% 인하하면 일자리 53만8000개가 생긴다는 결과도 나왔다. 상속세율을 인하하면 세금으로 나갈 돈이 기업의 투자로 연결돼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리스의 경우 2003년 기업 상속세율을 20%에서 1.2% (자녀, 배우자) 또는 2.4% (손자녀, 조카)로 대폭 인하하자 가업을 승계한 가족기업의 투자가 약 40% 늘어났다”고 밝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가업승계를 통해 경영 일선에 나오게 된 2세, 3세 기업인들은 고용 창출과 신사업 개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처럼 순기능을 하는 장수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가업승계 성공 사례를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