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2분기 재고 증가율이 IMF 외환 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지난 2분기 제조업 재고지수가 작년보다 18% 증가해, 1996년 2분기(22%)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지수는 지난해 3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가율이 중소기업보다 높았다. 지난해 2분기 대기업의 재고지수 증감률은 -6.4%였지만 올 2분기에는 22%로 치솟았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1.2%에서 7%로 올랐다.

재고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경기 회복에 따라 기업들이 공급 물량을 늘린 데다 연초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자 원자재를 초과 확보해 생산에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제품 출하가 늦어졌고, 경기 침체로 판매가 둔화한 탓도 작용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재고를 줄이기 위해 3분기부터는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 고용과 신규 시설 투자가 줄고 이는 경기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