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역대 최악의 전력 수급 위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원전(原電)과 석탄 화력 발전을 최대한 동원하기로 했다. 신규 원전인 신한울 1호기를 올 하반기 가동하고, 석탄 발전 가동률도 사실상 100%까지 높여 전력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문을 닫은 석탄 발전소까지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겨울 전력 수급 비상 상황을 대비해 원전과 석탄 발전에 중점을 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2019년 신고리 4호기 이후 처음으로 추가되는 신규 원전인 신한울 1호기가 11월 말 시운전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한다. 1400㎿(메가와트)급인 신한울 1호기는 경북 지역 연간 전력 소비량의 23%와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공극(틈) 문제가 불거지며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가동이 중단됐던 한빛 4호기도 7월부터 정비에 들어가 10월 말이면 정비를 마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았지만, 현재 정비 상황에 따르면 가동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탄 발전의 경우 미세 먼지 계절관리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가동률이 2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세 먼지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12~3월 발전소 가동을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계절관리제를 하면 발전소 가동을 80%수준으로 제한하는데, 이를 탄력 운용해 발전소 가동을 100%까지 높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100만~150만t 에 달하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지난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추진한 태양광 발전은 올겨울 전력 위기를 극복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은 흐린 날, 눈 오는 날엔 전력을 생산할 수 없는데 낮의 길이가 짧은 겨울에는 활용도가 더 떨어진다”면서 “낮에만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은 기온이 떨어져 난방용 전력 수요가 높은 겨울 밤에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