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탈원전 탓에 최초 운영 기간 40년이 끝나는 원전에 대한 면허 연장 절차가 지연되면서 고리 2·3·4호기에서 2조원 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전 면허 연장 기간은 10년인데 인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는 기간까지 포함돼 있어 늦으면 늦을수록 원전 가동 기간이 줄게 되고, 경제성도 떨어지게 된다.
27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고리 2·3·4호기 계속운전 경제성평가 자료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10년 면허 연장이 이뤄졌다면 3기의 원전에서 4조20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노후 원전 폐쇄’ 방침을 정하고, 면허 연장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멈춘 탓에 고리 2호기는 시한보다 1년 늦은 올 4월에야 면허 연장을 위한 첫 단계인 안전성평가보고서 제출이 이뤄졌다. 큰 문제가 없었다면 내년부터 면허가 연장돼 가동에 들어갈 고리 2호기는 2026년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결국 면허 연장 기간은 10년이 아닌 6.7년 동안만 가능하다. 2024~2025년 최초 운영 기간이 끝나는 고리 3·4호기도 절차 지연에 따라 각각 6.7년과 7.5년만 연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 文정부, ‘노후원전 폐쇄’ 방침으로 수명 연장 절차 중단시켜…앞으로 10년 아닌 7~8년만 연장 가능
경제성 평가를 수행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돼 면허가 연장됐다면 각종 투자비를 빼고도 전력 판매를 통해 650MW(메가와트)급인 고리 2호기는 9451억원, 950MW급인 고리 3호기와 4호기는 각각 1조6986억원, 1조557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예상했다. 하지만 2.5~3.3년씩 가동을 중단하면서 경제적 이익은 2조1500억원에 그치게 되는 것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인허가를 위해 가동하지 않고 멈춘 기간을 면허 연장 기간에서 제외하는 일본처럼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발전 단가가 싼 원전을 하나라도 더 돌리는 게 국가 경제 차원이나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이익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