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1MJ(메가줄)당 2.7원 인상되면서 서울시 기준으로 가구당 가스 요금이 월평균 5400원 오른다. 가정집과 음식점, 목욕탕 등이 부담해야 할 가스 요금이 이전보다 15~17% 증가하는 것이다. 이번을 포함해 가스 요금은 올해만 4차례 올랐지만 물가 영향을 우려해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겨울 가스 수입 대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공급 차질 우려까지 나오자 정부가 예상보다 큰 폭의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이번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작년 12월 올리기로 예정했던 0.4원에 원료비 인상분 2.3원을 반영해 확정됐다. 주택용 요금은 메가줄당 16.99원에서 19.69원으로 조정됐다. 인상률은 15.9%다. 서울의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가스 요금이 월 3만3980원에서 3만9380원으로 오르는 것이다.
음식점이나 미용실, 숙박 시설 등에 적용되는 가스 요금(영업용1)은 16.60원에서 19.32원으로 16.4%, 목욕탕이나 쓰레기 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가스 요금(영업용2)은 15.60원에서 18.32원으로 17.4%로 각각 인상됐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가스 공급 차질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해 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요금 인상 압력이 있었음에도 최소 수준의 인상만 해왔으나,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한 데다 환율까지 1400원을 넘어서면서 가스 요금 인상 압박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JKM 현물은 지난 8월 말 MMBTU(열량 단위)당 70달러를 돌파하며 4달러 수준이었던 2년 전보다 17배가량 폭등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급증했다. 작년 말 1조8000억원이었던 가스공사 미수금은 올 2분기 5조1000억원으로 늘어나 내년에도 대폭적인 가스 요금 인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