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전기 요금이 평균 6.8%, 가스 요금은 15.9% 오른다. 가구별로 전기·가스 요금 부담이 매달 7700원 정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가스·석유·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가뜩이나 고물가에 힘겨운 서민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번 인상으로 올 들어 전기 요금은 17.9%, 가스 요금은 38.5% 급등하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더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한전 적자를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kWh(킬로와트시)당 40~50원(30~40%)을 분기별로 나눠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30일 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기 요금을 10월 1일부터 kWh당 7.4원(6.8%)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올해 전기 요금은 19.3원 오르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을 3분기보다 2.7원(15.9%) 인상한다고 했다. 4인 가구 기준 전기 요금은 월 2270원, 가스 요금은 5400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산업부는 특히 이번 전기 요금 인상에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용도별로 차등 인상을 결정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 대기업의 전기 요금을 더 많이 올리기로 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을 비롯해 사무실과 소상공인이 주로 쓰는 일반용, 교육용, 농사용 요금은 지난해 말 올해 4분기에 올리기로 확정한 kWh당 4.9원 외에 추가로 2.5원 올렸지만, 산업용 가운데 반도체·철강·화학 등 대형 제조업에서 쓰는 요금은 총 16.6원(17.3%)을 인상하고, 중소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요금은 11.9원(10%)을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석탄·가스 등 연료비 폭등으로 4분기 요금 인상 요인만 50원 이상 발생해 내년엔 에너지 요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관계 부처 합동 회의에서 “물가·민생 여건을 감안하되, 내년부터는 원가 요인을 반영해 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전기·가스 요금 인상에 대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3%포인트 정도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